승기 잡은 쌍용차 인수, "중장기 관점 매력적"
KG그룹은 화학, 에너지, 물류, 전자결제, 제철을 주요 사업군으로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이다. 2019년 말 기준 자산총액 5조2000억원을 넘으며 2020년 5월 공시대상 기업 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KG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2003년 법정관리중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인수해 흑자 기업으로 변신시켰고, 2019년에는 동부제철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쌍용차 인수에 나섰고, 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계약을 앞두고 있다. KG그룹은 곽재선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약진은 곽 회장의 역량에 의한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 KG케미칼·스틸 실적 확대, 신성장동력 자리매김 중
KG그룹의 주력 사업은 KG케미칼과 KG스틸을 꼽을 수 있다. 1954년 세워진 경기화학을 인수한 뒤 지속적인 M&A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KG그룹은 경기화학 인수 뒤 KG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한 뒤 화학비료 외에 콘트리트 혼화제, 중수제, 정화제 등의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KG케미칼의 실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9299억원, 영업이익은 4761억580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3.7%, 96% 늘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871억3880만원으로 전년 대비 85.7% 확대됐다. 실적 증가는 자사 및 연결종속회사의 실적개선,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구조 개선 등 경쟁력 강화 활동에 따른 것이다.
KG케미칼이 KG의 성장 주춧돌 역할을 했다면 성장세를 본격화 시킨 것은 동부제철(KG스틸)의 인수다. 2019년 KG그룹은 객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동부제철 인수전에 나섰고,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제철을 M&A했다. KG그룹은 동부제철 인수 1년 만에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KG스틸의 자산은 2020년 2조2577억원에서 2021년 2조7710억원로 증가했다.
실적 증가세도 눈에 띈다. KG스틸의 2021년 매출액은 3조3547억원, 영업이익은 2969억원이다. 2020년 매출 2조3424억원, 영업이익 1107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1.5배가량 늘었고, 영업이익은 3배가량 확대됐다. KG스틸의 호실적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KG그룹은 최근 쌍용자동차 인수에 나서며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8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G컨소시엄은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그룹 계열사 4곳과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PE 등 FI(재무적 투자자) 2곳으로 구성됐다. KG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특수목적법인(SPC) KG모빌리티가 쌍용차를 지배하게 된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3일 KG컨소시엄을 우선 인수예정자로 선정한 바 있다.
KG컨소시엄에 참여한 4곳 중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KG ETS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 가장 많은 곳은 KG이니시스이다. KG이니시스의 현금성 자산은 3552억원에 달한다. KG스틸의 현금성 자산은 1260억원, KG ETS는 1295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KG모빌리언스의 현금성자산은 1131억원이다.
계열사의 보유 현금을 합하면 7238억원에 달한다. KG ETS의 환경사업부 매각 대금 5000억원이 더해지면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6000억원에서 70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FI의 투자금까지 합하면 쌍용차를 인수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게 되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KG스틸은 과거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한 곳이다. 쌍용차를 인수해 동부제철이 다시 자동차용 강판 사업을 강화하면 부품 납품을 위한 수직 계열화를 이룰 수 있고, 2차 전지 생산에 필요한 황산니켈을 공급하는 KG에너캠은 쌍용차의 전기차 생산에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 가능성에 KG 관련 계열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이유다.
증권가에 따르면 KG케미칼의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4만6600원을 기록했다. 전날 3만8500원과 비교해 8100원이 올랐다. 쌍용차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다음 날인 지난 13일에는 장중 최고가인 5만2400원을 기록했다.
24일 KG케미칼의 주가는 종가기준 3만1040원이다. 지난달 4월 20일 기준 5만1400원과 비교하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쌍용차 인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만큼 주가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KG스틸의 주가 상승 폭은 KG케미칼보다 컸다.
KG스틸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1만6650원이다. KG스틸의 주가는 지난 4월 5일 1만1050원에서 4월 6일 1만2600원으로 올랐고, 같은 달 20일 2만4350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 5월 12일 2만1800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주가는 글로벌 경기 악화와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이 반영해 1만6000원~7000원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박스권의 주가는 기존 전고점과 비교하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국내 증시가 좋지 않았던 2020년 3월 23일 559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배 이상 올랐다. 쌍용차 인수에 대한 시너지 효과의 기대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 가능성은 열려 있다.
# 승기 잡은 쌍용차 인수, "중장기 관점 매력적"
쌍용차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업 인수합병(M&A) 절차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KG 컨소시엄을 예비 인수자로 선정했지만, 공개입찰 절차를 진행한 뒤 더 나은 인수조건과 능력을 입증하는 입찰자를 최종 인수자로 결정할 수 있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기간을 10월15일까지 연장해놓았다. 쌍용차의 매각 절차가 마무리가 언제쯤 진행될지에 따라 KG그룹 관련 계열사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KG 관련 계열사의 목표주가 등은 제시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경영 환경 관련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KG스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가 늘었고, 매출도 9828억원으로 52% 증가했다"며 "쌍용차 인수 여부를 떠나 주가 상승 모멘텀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가 한 관계자는 "KG그룹의 주력회사인 KG케미칼은 올해 1분이 매출 1조3677억원, 영업이익 13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 48%가 늘었다"며 "계열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쌍용차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은 상당히 매력적인 구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