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이 시너지 발목 지적
【일본 도쿄=김보겸 특파원】 중국 시장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일본의 닛산과 혼다의 합병이 별다른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일본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 7∼8위 기업인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 협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양 기업의 결합이 성사될 경우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새로운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이 된다.
일본 NHK 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두 회사가 하나의 지주회사를 설립해 산하 기업으로 들어가는 논의를 공식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협의 과정에서는 지주회사의 설립 시기와 두 회사 간의 통합 비율, 인사 문제 등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혼다와 닛산자동차의 합병이 별다른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양 회사 모두 같은 시장에서 유사한 브랜드와 제품으로 운영되고 있어 합병의 장점이 없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닛산과 혼다의 협상을 "절망적인 움직임"이라고 비판하면서 "두 회사는 같은 시장에서 유사한 브랜드와 제품으로 운영돼 두 회사 간 시너지를 찾기 어려워 합병의 장점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양사 모두 힘을 싣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각자 다른 현지 기업과 합작해 사업을 운영해온 탓에 합병 자체가 쉽지 않고 합병 이후에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중국은 한때 외국 자동차 기업의 단독 생산·판매를 제한해 대다수의 해외 브랜드들은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한편 혼다·닛산 모두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5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경쟁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있다.
지난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메이커 BYD의 올해 1∼11월 판매 대수는 약 37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으며 대부분은 내수용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혼다의 중국 판매는 31% 감소한 74만 대를 기록했고, 닛산은 11% 줄어든 62만 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