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아직, 증권가 "단기 대응 접근 유효"
하이퍼코퍼레이션은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1997년 설립,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HMR사업부 영업부를 지난 3월 매각하며 바이오신약, IT를 주요 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바이오신약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와 치매 조기진단키트, 비마약성 진통제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IT 사업 부문은 게이밍마우스, 소형가전 특화 유통사업 수행 등이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 비만 치료제의 신약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NLRP3 인플라마좀 억제제(이하 NLPR3 억제제)'의 특허 출원을 통해 파이프라인 확대 추진과 함께 비마약성 진통제 ‘MDR-652’도 개발에 성공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등 최근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 기술경쟁력 바탕 바이오 분야 성과 두각
하이퍼코퍼레이션은 바이오 전문기업인 동시에 최근 토탈 라이프 AI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메디프론에서 사명을 변경한 뒤 생애주기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헬스케어, 시니어, IP·콘텐츠 사업을 재편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업계 1·2위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영어 멤버십 클럽인 프로맘킨더와 블루타이거를 인수하는 등 시니어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프로맘킨더와 블루타이거는 전국 3대 백화점과 5성급 호텔 등 29개 지점에서 주니어 대상의 영어 회화, 멘사 셀렉트를 포함한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프로맘킨더와 블루타이거 인수를 시작으로 시니어 시장 내 다양한 파트너와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검증된 DB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하이퍼코퍼레이션의 K-라이프 케어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이상석 하이퍼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 6월 로맘킨더와 블루타이거 인수와 관련해 "한국은 저출산과 함께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시니어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며 “기존에는 생존과 건강 문제에 쏠린 시장 접근이 많았고,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즐거움과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국내 최대의 시니어 DB를 보유한 라이프 AI 설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본업인 바이오 사업도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 10일 신경병증 통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비마약성 진통제 ‘MDR-652’를 개발이다. 해당 제품은 기존 신경병증 통증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TRPV1(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 1) 효현성을 작용기전으로 하는 겔 타입의 비마약성 진통제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인 중독성과 인지기능 손상을 줄이도록 개발됐다.
기존 TRPV1의 기반 약물들은 체온조절이 어려워 임상개발 단계에서 중단됐다. MDR-652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높은 진통효과를 보여주면서 대상포진 후 통증, 당뇨로 인한 신경통증, 수술 후 통증, 항암 치료로 인한 통증 등 다양한 신경병증 통증을 대상으로 한다.
2020년 6월 식약처로부터 MDR-652의 임상 1상 IND를 승인받아 2022년 5월 임상 시험을 개시했다. 2023년 3월 임상 1상 시험 보고서를 제출해 우수한 내약성과 인체 안전성을 입증했다.
지난 3월 사명을 변경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현재 10개 이상의 국내 제약사와 기술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강승진 하이퍼코퍼레이션 바이오부문 총괄 대표는 “MDR-652는 신경병증 통증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치매 조기 진단키트 및 치매 치료물질과 함께 비마약성 진통제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또 지난달 30일 NLRP3 억제제 특허 출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 비만 치료제의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파이프라인 확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선천성 면역인자 NLRP3는 최근 면역, 염증 질환 치료를 위한 중요한 잠재적 표적으로 평가받는다. NLRP3를 자극하면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인플라마좀이 형성된다.
NLRP3 활동이 조절되지 않으면 만성 염증과 같은 조직 손상이 발생한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2018년부터 NLRP3 인플라마좀 억제제 기전에 관심을 두고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추진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NLRP3 억제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앞서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와 로슈(Roche)가 NLRP3 억제제 개발에 나섰고, 사노피(Sanofi)가 비만과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벤틱스 바이오사이언시스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한 바 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국내외 유수 대학의 연구소들과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NLRP3 억제제를 활용해 현재 2개의 파이프라인을 최소 5개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다각화와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는 점은 주가 상승 재료중 하나다. 투자자의 관심도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주가 흐름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주가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1218원이다. 지난해 12월 27일 930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30% 가까이 올랐지만, 지난 2월 16일 1456원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15% 이상 낮다.
특히 지난 2월 16일 장중 최고가인 1697원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더욱 커진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주가는 지난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1450원대의 박스권을 유지했지만 지난 8월 22일 1410원을 시작으로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월 26일 1364원, 지난 9월 10일 1175원, 지난 9월 27일 1240원, 지난 10월 10일 1211원, 지난 10월 11일 1218원 등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신약 개발 수혜 가능성 및 라이프 토털 AI 플랫폼 기업으로서 주요 기업의 인수 합병 등이 주가 변동에 영향을 주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실적이 좋지 않은 점 등이 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실적은 아직, 증권가 "단기 대응 접근 유효"
증권가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주가 흐름에 대해선 별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지 않다.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 투자의견 등은 제시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년간 주가 변동성이 크고 최근에는 1000원 초반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점, 최근 사업구조 변화 추진 과정 및 바이오 신약 개발 등의 성과가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실적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매출액은 27.6%가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123.6%, 120.9%가 증가했다.
그러나 사업 변화에 대한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양증권은 지난 8월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혁신을 위한 선두주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IT커머스 유통, 블록체인 및 플랫폼, 콘텐츠 IP사업 부문을 영위하며 주니어와 시니어를 아우르는 HYPER LIFE CARE(하이퍼 라이프 케어) 설루션 출시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최근 바이오 기업을 넘어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아우르는 토털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에 따른 매출 증가,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간 시너지 효과는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선 현재 주가 흐름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접근보다는 변동성을 고려한 단기 대응식 투자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