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말 준공…준공 시기 전후 부유체 수요 급증 예상
SK오션플랜트가 세계 최대 해상풍력 특화 생산기지 조성으로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을 선점,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탑티어(Top-Tier)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HRD센터에서 애널리스트와 운용사 관계자 등 50여명을 초청해 ‘SK오션플랜트 Value Up Day(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해상풍력 특화 생산기지(고성 양촌․용정일반산업단지, 이하 신야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향후 성장 잠재력을 주요 기관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적극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SK오션플랜트는 경남 고성군 동해면 일원에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157만㎡ 규모의 신야드를 조성 중이다. 부지조성과 함께 기계설비 등 상부시설 조성에 총 1조 1530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1야드(내산일반산업단지) 52만㎡, 2야드(장좌일반산업단지) 69만㎡에 신야드까지 더하면 여의도 면적(290만㎡)에 육박하는 278만㎡에 이른다.
신야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법인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감면과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은 물론 정주 여건 개선까지 정부의 전방위 지원도 받게 된다.
초대형 부지 확보로 제작 가능 물량 역시 기존 야드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오션플랜트는 기존 1, 2야드에서 매년 약 50여기의 고정식 하부구조물(재킷)을 연속 생산하고 있다.
신야드가 완성되면 이곳에서만 약 100기의 고정식 하부구조물 또는 40기 이상의 부유식 하부구조물(Floter, 1기 당 약 4500t)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고정식, 부유식 뿐 아니라 해상변전소(OSS) 등 해상풍력 구조물 전반에 대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SK오션플랜트가 이처럼 신야드 조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는 해상풍력이 아시아 주요국은 물론 전 세계 국가들이 마주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K오션플랜트의 주력 시장인 대만은 2035년까지 15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계획을 갖고 있고, 한국 역시 2030년까지 14.3GW, 일본 2040년까지 45GW, 베트남은 2030년까지 7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통상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에는 1GW당 약 5조~7조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정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에는 1GW당 약 5조3500억원, 부유식은 1GW 당 약 7조7000억원의 건설비가 든다. (자료 출처 : NREL, 삼성증권)
한국 정부가 계획 중인 해상풍력발전 시설 보급 목표가 14.3GW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해상풍력 분야에서만 향후 5~6년간 76조~110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에서 고정식 하부구조물의 비중 보다 부유식 하부구조물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오션플랜트의 미래 시장가치는 더욱 배가될 것으로 점쳐진다.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은 배와 마찬가지로 최종 공정을 바다에 띄운 채 진행하기 때문에 수심이 깊을수록 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부유식 구조물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중대형 조선소들이 선박 건조에 최적화된 야드 배치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SK오션플랜트의 신야드는 부유식 구조물 특화 일관생산 방식 배치와 터빈 설치 및 시운전까지 가능한 안벽도 갖추게 돼 공정상 이점은 물론 해상풍력 개발사들의 니즈도 충족할 수 있다.
SK오션플랜트가 부유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신규 생산기지 준공 시점인 2026년 전후에는 국내외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유식은 고정식에 비해 바람이 훨씬 강한 먼 바다에 설치가 가능해 전기 생산 효율이 높고, 입지제약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울산 앞바다에서 2031년까지 총 발전량 6.2GW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진행되며, 일본 역시 해상풍력 최강국 덴마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양산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주력 수출국인 대만도 올해 부유식 해상풍력 데모 프로젝트 입찰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모기업인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개발 사업 진행과 함께 부유체 기본설계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시너지도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부유체 기본설계 기술은 부유체 구조물 인증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의 인증을 받았다. 특히 포스코와 함께 순수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K-부유체’로 라이선스 비용을 해외에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는 “우리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검증된 공급능력, 우수한 야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200기에 이르는 고정식 하부구조물 제작을 수주, 독보적인 생산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현재 조성 중인 신야드는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 구조물 전문 야드가 될 것이다. 신야드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특히 부유식 하부구조물에 특화된 설계로 공정상의 이점을 더해 시장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풍력 시장의 확장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생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으로 귀결된다. SK오션플랜트는 모기업 SK에코플랜트와 함께 해상풍력에서 시작되는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이미 견고히 완성해 놓았다”며 “RE100과 탄소중립 솔루션 제공에 기여하는 핵심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