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명사처럼 사용되는 코카 콜라, 포스트잇, 대일 밴드, 자쿠지와 같은 제품명은 고유명사에서 시작한 공통점이 있다. 제품명뿐만 아니라 심리학 용어를 공부하다 보면 많은 고유명사들이 등장하는데 그 유래와 나타내는 의미를 살펴 보고자 한다.
# 가스 라이팅 (gaslighting)
영국 작가 ‘패트릭 해밀턴’ (Patrick Hamilton, 1904-1962)이 1938년에 연출한 연극 ‘가스등’ (Gas Light)에서 유래되었다. 이 연극은 1944년에 영화로 개봉되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정신분석가이자 심리치료사인 ‘로빈 스턴’ (Robin Stern)이 2007년에 처음으로 그 개념을 정립한 심리학 용어이다.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남편이 멀쩡한 아내를 정신병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희미하게 해놓고 아내가 어둡다고 할 때마다 아내를 압박하고 핀잔을 주어 현실감을 잃도록 함으로서 아내 스스로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남편에게 의존하게 되는 과정이 주 내용이다. 남편과 같이 타인의 심리를 지배하고 조정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가스라이터 (Gaslighter)’라고 한다. 영화 ‘가스등’은 아카데미 3회 수상 기록을 보유한 스웨덴 출신의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 (Ingrid Bergman, 1915-1982)이 남편에게 조정 당하는 아내 역을 연기 하여 크게 화제가 된 영화이기도 하다.
주변 사례로는 가족, 직장, 종교, 연인관계에 이르기 까지 피해자는 사기, 범죄에 대한 판단과 분별력을 상실한 상태로 가해자의 정신적 조정을 당하여 맹목적 헌신을 하게 되면서 심하면 범죄에 까지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스톡홀름 증후군 (Stockholm Syndrome)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한 은행에서 실제로 벌어진 강도 사건에서 유래된 범죄 심리학 용어이다. 6일간의 인질극을 벌인 후 인질들은 극적으로 경찰에 의해 구조 되었으며 조사를 하는 과정 중 인질들은 경찰에게 적대감을 보이며 인질범들에게 애착을 보임과 동사에 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는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려는 심리와 함께 생존하기 위한 본능에서 보여지는 비이성적 행동이다. 주변 사례로는 데이트 폭력, 부모의 아동 학대와 같이 폭력을 가하는 남자 친구나 부모에 대해 반항하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애착을 가짐과 동시에 자존감을 잃은 상태로 복종과 순종하는 사례에서 발견된다.
스톡홀름 증후군을 다룬 넷플릭스 영화인 ‘365 Days’에서는 폭력성과 다정함의 양면성을 보이는 인질범에게 매력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는 인질과 인질범의 사랑 이야기를 다뤄 범죄를 미화시켰다고 하여 큰 이슈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 Effect) 효과
한 심리학 실험에서, 연구자들이 학생들에게 미(美)의 기준으로 10개의 포스터를 골라보라고 요청하였다. 연구자들은 끝나고 나서 참여에 대한 대가로 10개 중 한 개의 포스터를 가지고 갈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약속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이 과제를 끝냈을 때, 3번째로 가장 아름답다고 선택 한 포스터는 가지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다시 포스터 10개의 순위를 매겨보라고 요청하였다. 결과는 학생들이 가져 갈 수 없는 (즉 3번째로 순위를 매긴) 포스터가 가장 아름다운 포스터라고 갑자기 순위를 바꾸었다. 이 실험은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를 보여 주는 한 예이다. 세익스피어의 비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그들의 사랑이 허락되지 않을 때 서로에게 가장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 준 것과 같다. 사람들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더욱 끌림을 느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인이의 소신을 지키며 판단하는 사람과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는 심리학 용어들은 연극 제목, 지명, 배역 이름을 사용한다. 세 가지 심리학 용어에서 보여 지듯 선택을 바꿀 만한 가치 판단을 생존, 금욕, 사랑에 두면서 본인의 일관된 소신을 잃게 되는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짝사랑 하는 여자의 아빠가 범죄자 라는 사실을 알고도 하나의 흔들림 없이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스파이더맨’의 톰 홀랜드 (Tom Holland, 피터 파커 역)가 키는 좀 작아도 로미오 보다 멋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피터 효과’ (Peter Effect)라는 용어가 생기길 하는 바램을 문뜩 가져 본다.
글 Soojin Cho (조수진)
- 비즈니스리포트 편집국 국제부장
-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 www.u-toeic.com 조수진 영어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