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재홍 편집국장 | 사진 · 정리 = 이상혁 기자
#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진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보 획득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없을까?’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추천해주는 ‘옴니채널 개인화 플랫폼 서비스’ 기업 데이블이 주목받고 있다.
창업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이 회사는 창업 전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 같지 않은 스타트업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저들의 로그 분석을 통해 그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데이블의 기술력은 국내외 경쟁기업에 비해 진일보해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비즈니스리포트]는 최근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망 IT기업으로 떠오른 데이블의 이채현 대표(32·사진)를 만나 사업 노하우와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데이블이 어떤 회사인가요.
“저희는 작년 5월에 설립된 개인화 전문 기업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나 상품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서비스를 하려 했는데, 사업의 일부였던 ‘데이블뉴스’가 유명해지면서 미디어 전문 스타트업으로 비춰지고 있긴 해요. 주로 B2B(기업 대 기업)로 서비스를 하고 있어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데이블 뉴스나 데이블 커머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거에요.”
- 흥미로운 사업을 하고 계시네요. 데이블의 서비스가 적용되는 예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신다면.
“예를 들어 A신문사 사이트에 들어가면 ‘당신이 좋아할 만한 뉴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같은 게 나오고, 그걸 클릭하면 유저가 원하는 기사를 보다 쉽고 빠르게 볼 수 있죠. 그게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오마이뉴스, 스포츠서울, 뉴스1, KBS, YTN 등 다양한 언론사에 적용돼 있어요. 유저의 로그를 분석해 클릭한 기사와 관련된 기사를 보여준다던가, 특정 관심 분야의 기사를 보여주는 식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 그런 개인화 정보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게 바로 저희 기술이에요. 특정인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기사에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단어를 검색했는지 등 로그를 수집해요. 그 다음 미리 분석해놓은 기사를 실시간으로 추출해 유저에게 추천하는 겁니다.”
- 사업 아이디어가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개인화 서비스는) 데이블 창업 전부터 해왔던 일이에요. 저를 비롯한 데이블 창업멤버 4명은 SK플래닛에서 ‘레코픽’이라는 사내 벤처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요. 당시에 유저가 좋아할 만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고요, 그러다 저희가 가진 기술을 고객사에 맞게 적용하다보니 데이블뉴스가 탄생하게 된 거죠.”
- 공대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왔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6개월간 인턴활동을 한 적 있어요. 또 LG텔레콤에 입사해 2년간 근무했고, 네이버 검색개발센터를 거쳐 SK플래닛에 근무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결코 가질 수 없는 화려한 스펙이다. 게다가 고등학교를 2년 만에, 대학교를 7학기 만에 졸업했다는 그에게는 ‘천재’라는 수식어조차 부족하게 느껴진다.
- 현재 데이블과 같은 사업영역의 경쟁업체를 꼽는다면.
“미국에 타블라, 아웃브레인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하지만 이들보다 저희 기술력이 더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 어떤 면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
“타블라와 아웃브레인이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실시간으로 추천정보가 바뀐다는 느낌은 없어요. 반면 저희는 맞춤형 정보를 바로바로 변경해주는 시스템을 갖고 있죠. 또 저희는 한글 처리 등에도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 주요 서비스인 ‘데이블 뉴스’의 수익모델은.
“데이블 뉴스의 경우 현재 33개 언론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어요. 원래는 월정액으로 사용료를 받았었는데, 최근에는 광고영역을 받는 대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최근에 광고 플랫폼을 론칭했어요. 어떤 콘텐츠를 전국민에게 알리고 싶을 때 저희를 통하면 가능한거죠. 현재로선 TV 광고가 가장 효과가 크긴 하지만 콘텐츠 내용을 15초 안에 함축할 수밖에 없는 반면, 저희는 기사 형태로 노출하기 때문에 1~2분 이상 길게 사람들을 잡아두는 게 가능하잖아요. 이렇게 좀 더 길게 많은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저희 플랫폼을 이용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 ‘데이블 커머스’에 대해서도 궁금한데, 어떤 서비스이고 어떤 수익모델인지 설명해주세요.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유저가)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좋아할 만한 상품을 보여준다던가, 장바구니에서 함께 구매하면 좋은 상품을 보여주는 식이죠. 현재 롯데면세점 중문사이트,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과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수집한 데이터를 쇼핑몰에 판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이 사람이 30대 남성일 확률이 82%다’, ‘이 사람은 골프에 관심이 많다’ 같은 정보는 저희가 얼마든지 추정할 수 있거든요.”
이 대표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등 쇼핑몰 방문자의 60~70%가 신규 방문고객이다. 따라서 데이블과 제휴를 맺은 쇼핑몰은 기존에 없던 신규방문자의 특정 정보를 얻게 되고, 이를 활용한 상품 노출로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창업 이후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저희는 여러가지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보통 스타트업들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거나 어떤 아이템을 할지 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공동창업자 4명이 전 직장에서 이미 손을 맞춰봤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죠. 또 투자도 빠른 시점에 이뤄져서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또 창업하자마자 ‘구글캠퍼스’에 입주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 회사가 구글캠퍼스에 입점한 데 따른 장단점이 있다면.
“사업 본질적인 분분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하죠. 몸만 와서 일하면 되잖아요. 또 저희는 구글캠퍼스에 입점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객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만족하고 있고, 단점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입점기한이 최대 1년이고, 직원수가 8명이 넘으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독립 사무실을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구글캠퍼스에 들어오려면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입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일단 기술기반의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희가 대단한 기술을 가진 건 아니지만 플랫폼 사업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팀이라는 걸 어필하려고 노력했어요.”
-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앞으로 할 일들이 무궁무진할 것 같은데, 장래 사업계획을 들려주세요.
“저희의 최종 목표는 시작점과 동일해요.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죠.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언론사들의 시각을 접할 수 있는 ‘데이블 뉴스워크’를 하반기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또 국내를 넘어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 대표의 경영방식은 간단명료했다.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는 일단 실행에 옮기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속할지 그만둘지 결정을 내려요.” 그의 실력과 패기가 머지않아 큰일을 해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