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실적 확대 가능성 주목 "중장기 접근 유효"
‘녹십자’는 국내 대표 의약품 제조기업이다. 1967년 설립, 1989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주요 사업은 혈액제제와 백신제제를 필두로 전문의약품, OTC제제 등의 의약품 제조 및 판매 등이다.
사업 부문 중 '의약품 등 제조 및 판매'는 혈액제제류, OTC류, 일반제제류, 백신제제, 기타로 나뉘며 '검체 등 진단 및 분석' 사업 부문은 혈액 진단 및 유전자 분석을 주요 제품 및 서비스 등이 있다.
혈액제제류의 주요 상표로는 알부민, 아이비글로블린 등이 있다. 녹십자는 최근 미국 내 혈액원 인수 등에 나서는 등 실적 확대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혈액원 운영사 인수, 알리글로 사업 확대 추진
녹십자가 최근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이후 주가가 상승세다. 지난 7월부터 지난 10월 중순까지 주가가 오른 이후 내림세를 보였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실적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관의 매수세도 늘었다. 최근 2주일간 연속 23만4000주를 순매수했다. 기관 보유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인 성장세 가능성을 높이며 투자자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녹십자의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 16만7700원이다. 지난 12월 9일 14만300원이던 주가는 12월 10일 14만7800원, 12월 11일 15만6400원, 12월 12일 16만83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12일의 경우 장중 최고가는 17만7400원이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승분을 소폭 반납했다. 지난 12월 13일에는 16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녹십자의 올해 주가 흐름은 초부터 중순까지 11만원애서 12만원 중반까지 완만한 흐름을 유지하던 가운데 지난 7월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7월 1일 11만5800원을 시작으로 지난 8월 1일 14만4400원, 8월 29일 17만1300원 등이다. 이후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된 데 따른 등락을 거듭했다.
다만 지난 9월 9일 14만7500원, 9월 23일 16만800원, 10월 2일 14만5700원, 10월 21일 17만4700원을 기록하는 등 14만원 중반~17만원 중반의 박스권을 유지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베트남에 건겅검진센터 설립을 추진함과 동시에 동남아를 비롯한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홍콩에 체외진단기 수출, 일본에서 치료제 임상 1상 시험계획서 승인 등 호재도 이어졌다.
그러나 10월 21일 이후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기업 경쟁력을 비롯한 내부적인 문제보다는 국내외 증시 불안에 따른 점이 컸다.
지난 10월 21일 17만47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 11월 6일 16만3100원, 11월 12일 14만6800원, 11월 19일 13만100원까지 내렸다.
지난 11월 20일부터 주가는 반등했지만, 당시 장중 최저가는 12만7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 본질에 문제가 생기지 않은 만큼 녹십자의 주가는 지난 11월 20일 반등에 성공, 12월 3일 15만4300원, 12월 9일 14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 확대에 따른 실적 확대 가능성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높인다. 녹십자는 ABO홀딩스의 지분 전량인 1억주를 138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ABO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는 곳이다.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이 추가로 건설 중이며 완공이 되는 2026년부터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
녹십자의 ABO홀딩스 인수는 혈액제제 '알리글로' 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이번 혈액원 인수를 통해 혈장분획제제의 원료 확보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
녹십자는 "이번 혈액원 인수를 통해 혈장분획제제의 원료 확보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며 "혈액원 인수를 퀀텀점프의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톱티어 혈액제제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미국 내 자회사인 'GCBiopharmaUSA'를 통해 미국 사보험 시장 80% 이상을 확보했고, 대형약국 11개와 계약을 체결해 미국 50개 주 전역 판매할 수 있다.
미국은 혈액제제 관련 시장 규모가 큰 편이다. 현재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MRB 2022년 기준)다. 인구노령화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로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입장에선 실적 부진에 대한 현재 상황을 탈피함과 동시에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로,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녹십자의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공법을 통해 제조, 혈액응고인자(FXIa) 등 불순물 검출을 최소화하는 등 기존 약물 대비 뛰어난 안전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증권가 관계자는 "녹십자의 미국 내 알리글로 판매 증가에 따른 실적 확대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경쟁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영업 활동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실적 확대 가능성 주목 "중장기 접근 유효"
증권가는 녹십자가 당분간 긍정적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실적 향상에 따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고, 투자자의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건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13일 '알리글로로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이란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0만원을 제시했다.
DB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ABO인수와 함께 3대 처방급여구매대행사(PBM) 등 현지 판매/유통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면서 올해 600억원, 내년 1500억원 목표 매출은 무난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혈액제제 시장은 공급이 부족하며, 성분명 처방과 승인받은 일차 면역결핍증 외 오프라벨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알리글로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2025년 알리글로 기반 구조적 성장의 첫 발걸음'이란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1만원을 내놓았다. 미국 매출 성장, 헌터라제 수출 회복, 백신 품목 다변화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BNK투자증권도 삼성증권과 비슷한 전망을 했다. 지난 13일 '혈액원 인수를 통한 알리글로 매출 가속화 실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1만원을 제시했다.
BN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녹십자의 2024년 4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 4506억원(+11.3%, YoY),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알리글로 매출액 450억원 시현이 예상되면서 흑자전환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은 혈액제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으로 알리글로는 장기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주가 우상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최근 녹십자의 긍정적 주가 흐름을 예상한다"며 "단순 기대감을 넘어 실적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단기 접근을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접근도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