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변동성, 증권가 "묻지마 투자식 접근 유의해야
‘에프앤가이드’는 종합금융정보 제공 전문기업이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기업인 동시에 집합투자기구(펀드)를 평가하는 금융기관이기도 하다. 2000년에 설립, 2013년에 코넥스 시장 상장한 뒤 2020년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주요 사업은 웹페이지나 CS프로그램 형태로 기업·산업 분석 보고서 및 다양한 금융 데이터 제공 서비스다. 인덱스사업, 펀드평가업 및 금융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SI가 포함된 기타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를 위한 B2C상품 리타민과 해외데이터 제공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확대,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 1대-2대 주주 간 갈등, 이달 들어 주가 2배 이상 늘어
에프앤가이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늘고 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심을 뒀다면, 최근에는 투자 대상으로서 주목하고 있다. 최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배경에서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주가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물량 매집 등으로 인해 주가가 껑충 뛰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3만8450원이다. 전일 대비 8850원(29.9%) 상승했다. 최근 4연속 상한가다. 에프앤가이드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세 배 이상 올랐다.
지난 8월 30일 9660원이던 주가는 지난 9월 2일 1만1020원, 지난 9월 5일 1만3400원, 지난 9월 10일 1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되며 지난 9월 11일 1만4500원, 지난 9월 12일 1만3250원으로 내렸지만 지난 9월 13일 1만3500원으로 재상승했다.
특히 지난 9월 19일과 지난 9월 20일은 각각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7550원, 2만2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프앤가이드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 8월까지 5000원~8000원대의 박스권을 유지했다. 고점 기준 지난 1월 18일 6320원, 지난 3월 25일 6980원, 지난 5월 13일 7510원, 지난 5월 30일 7950원, 지난 8월 6일 8090원 등이다.
지난 2023년 주가 움직임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2023년의 경우 연초부터 중순까지 주가가 상승했고,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는 낮아졌지만 6000원~9000원 사이에서 주가가 형성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의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경영권 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3월 최대주주가 화천기공(주)으로 변경됐다. 이후 그동안 1대 주주였던 김군호 전 대표는 화천기공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재무적 투자자였던 화천그룹이 지난해부터 경영권을 행사하며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권형석 대표가 유병진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 통과를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법원에 제출하며 경영권을 압박, 김 전 대표는 2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2000년 삼성그룹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2004년 김 전 대표와 화천기계가 공동 인수했다.
지분 10%가량을 보유한 김 전 대표는 이철순 에프앤가이드 대표, 엠티홀딩스 등과 의결권 공동행사 합의를 통해 우호 지분을 22.53%까지 늘리며 경영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
반면 화천기공 등 화천그룹도 장내 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36.17%에서 41.08%까지 확대하는 등 경영권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지난 11일 김 전 대표는 서울남부지법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에프앤가이드 최대주주인 화천기공의 특수관계인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가 이달 초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는 소송 제기를 통해 본인과 함께 형인 권형석 화천기계·화천기공 대표를 에프앤가이드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이에 맞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김현전 동양생명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의 경우 쉽게 해결되는 경우는 많지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임시주총을 통해 최종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단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각자 치열한 지분 매집과 함께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시주총 전까지 주가의 등락 폭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에프앤가이드의 임시 주주총회는 10월 31일 열릴 예정이며, 양측간 경영권 분쟁 결과는 임시주총을 계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최초로 금융정보제공서비스를 시작한 곳으로 인덱스, 펀드 평가 등이 주요 사업이다. 사업 부문은 크게 금융정보서비스, 인덱스, 펀드평가, 설루션 부문 등이다.
▶ 커진 변동성, 증권가 "묻지마 투자식 접근 유의해야“
증권가는 에프앤가이드의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별다른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업 및 실적 등과 같은 게 아닌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변동의 경우 주가를 예상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다.
일례로 에프앤가이드의 실적만 보면 지난해 매출 296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 2021년 255억원, 2022년 284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도 지난 2021년 51억원, 2022년 61억원 등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본다면 주가는 단기 및 중장기적 관점에서 모두 접근해도 유효한 상황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흐름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투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라면서도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커진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에프앤가이드가 배당률 확대를 비롯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적"이라며 "경영권 분쟁에 따른 단기적 접근보다 임시주총 이후 접근 목표주가를 정하고, 단기 대응 형태로 접근하는 게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