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2 (금)
[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58] “’자전거 덕후’를 위한 흥미로운 라이딩 용어”
[조수진 국제부장의 All About English 58] “’자전거 덕후’를 위한 흥미로운 라이딩 용어”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9.11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밀덕’(밀리터리 덕후), ‘자덕’(자전거 덕후), ‘냥덕’(고양이 덕후) 등과 같이 ‘덕후’ 때문에 생긴 신조어들이 많다. ‘덕후’는 ‘집’과 관련이 깊다. 무언 가에 강한 집착을 보이며 집밖에 나오지도 않고 안에서만 취미를 즐긴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1970년도에 일본에서 취미를 잘못된 방법으로 즐긴다는 ‘오타쿠(オタク)’에서 유래되었으며 ‘집’이나 ‘가정’을 뜻하는 ‘お宅’는 우리말에 ‘댁’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과 같은 취미를 집 안에서만 즐겨 사회성이 다소 떨어지는 은둔형 마니아의 지나친 몰입성을 내포하여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된 /오타쿠/가 우리식 발음의 /덕후/가 된 것이다. 이에 비슷한 영어단어로는 fanatic, aficionado가 있으며 이 역시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덕후의 집착을 ‘덕질’이라고 하며 우리말에 ‘~질’이라는 접미사 또한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덕후의 덕질이 긍정적인 효과나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경우에는 성덕(성공적인 덕후), ‘덕업일치’(덕질하던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과 같이 요즘에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된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오늘은 ‘자덕(roadie)’들이 좋아할 만한 우리말과 영어 속어 표현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맛깔스럽고 섬세하면서도 재미와 재치를 모두 겸비한 한국어의 표현력은 자전거 용어에서 재확인된다.

‘피빨기’는 선두 뒤에 바짝 붙어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으며 라이딩하는 것을 뜻한다. 영어로는 ‘공기의 흐름’을 의미하는 draft를 사용하여 드레프팅(drafting)이라고 한다. 바람을 깨뜨려 뒤따르는 사람에게 풍력 저항을 줄여주는 slipstream을 생성하여 3주 동안 완주하는 뜨루 드 프랑스(Tour de France) 경기를 보면 앞에서 끄는 사람(pull), 뒤에서 조력하는 사람(domestique)이 서로 순서를 바꿔가며(rotation) 한 명의 우승자를 만들기 위한 drafting 전략을 보이는 스릴 있고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우리말의 ‘팩라(팩라이딩-pack riding의 줄임말)’는 여러 명이 무리로 자전거를 타는 것을 뜻한다. 영어로는 펠라톤(peloton)이라고 하며 ‘소대(Plation)’, ‘작은 공’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 팩으로 달리는 주요 선수 그룹을 의미하며 Pellis라는 자전거 의류 브랜드까지 있다.

'자린이’가 구력(engine)을 키우기 위해 팔당이나 양평을 유유자적(샤방 라이딩) 거닐다 갑자기 '팩라’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무리에 잠깐 함께 타는 것을 '열차 탄다’고 한다. 마지막 주자에 붙어 피살기로 피빨기 하다 금방 퍼지는 봉크(bonk) 현상이 올 수도 있으니 자덕이 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라이딩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다. 아직 감량전이라면 뚱뚱한 몸으로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 우리말에 이러한 몸을 비꼬는 ‘로뚱(로드 뚱뚱이)’이라는 재미있는 단어가 있다.

이에 유사한 영어 표현에는 ‘클라이즈데일(Clydesdale)’가 있으며 200파운드(약 91킬로그램)이상의 무게를 가진 사이클리스트를 뜻하는 속어다. 스코틀랜드의 클라이드 강(Clyde River)지역에서 자라는 대형 말의 품종에서 유래된 용어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기타, 아이유 고개(한강 남단 구리암사대교 지나 하남 방향으로 가는 세 개의 오르막 길로 아이유의 3단 고음에 빗대어 붙인 명칭), 반지(반포 GS 줄임말), 하차감(자전거에서 내릴 때 자전거가 예뻐 보이고 남들이 관심 있게 보는 것 같은 자기만족도), 자태기(자전거로 오는 권태기)와 같이 단어는 영어로 번역이 절대 불가능한 속어들도 있다.

한국에서 절대 망하지 않는 두 가지 사업은 영어와 다이어트라고 한다. 신조어가 생기 듯 영어와 다이어트 시장에도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 식품, 상품이 소개된다. 영어와 다이어트의 필수 요소는 꾸준함이다.

그을린 자태기 없는 단단한 ‘자덕’의 몸을 보면 “몸은 거짓말을 안 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조수진 국제부장]
[조수진 국제부장]

 

 

 

글 Soojin Cho (조수진)

- 비즈니스리포트 편집국 국제부장

- 조수진의 All About English

- 펜실베니아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 스톡홀름 경제대학교 대학원

- www.u-toeic.com 조수진 영어연구소 소장

- 베스트 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