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 호황이 전망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체들은 올해 3분기 대규모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이 9100억원대, 에쓰오일은 4800억원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4900억원대, 2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업계의 3분기 호황은 미국 허리케인 '하비' 여파로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이 줄고 국제 유가가 오르는 겹호재를 맞으면서 정제마진 등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통상 3분기는 정제마진이 연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정유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인한 공급감소가 국내 업체들엔 호재로 작용했다.
하비가 휩쓸고 지나간 텍사스 지역에는 미국 전체 정제설비의 25%가량이 몰려 있다. 하비로 인해 이 지역 정유 공장 대부분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사우디가 원유 수출 축소 계획을 발표하는 등 향후 국제원유의 공급이 둔화될 것으로 보여 국제유가는 현수준 보다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정유 제품 상승으로 이어져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확대와 자동차 연비향상 등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와 저유가 이후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로 인해 글로벌 정제설비 증설 규모가 크지 않았다"며 "정유업 호황이 앞으로 2년 이상 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4분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정제설비 신규·증설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발표에 따르면 올해 원유 수요는 1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정제설비 확충으로 인한 공급 증가분은 76만 배럴 수준이다.